어중개비
입을 쩍 벌린 장승이 마치 어중개비처럼 서 있다.
어쩌면 헛발질을 하고 나서 멋적어서 그냥 입을 벌린 채 서 있는 게 아닌지...
그렇다면 헛발질의 어중개비 모양이지.
어중개비라... 무얼 두고 하는 말인고 하면 참 어중간한 사람을 말한다.
똑똑하냐 하면 그건 아니고, 바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여기도 저기도 끼지 못하는 사람.
칠칠치 못해 자기 분수를 지키지도 못하고 주어진 일도 제대로 못하는 이가 이른바 어중개비다.
그렇다고 눈치가 빠르냐 하면 그것도 아니며 동작도 항상 굼뜨다.
얼른 봐서 장승처럼 생긴 싱거운 몸짓. 어쩌다가 용기를 내어 발을 내뛰면 그건 처음부터 헛발질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꼭 그런 부류의 사람이라 나는 항상 내가 어중개비인 걸 자인하고 산다.
그래서 내 별명이 헛발질의 어중개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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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사적공원의 장승
입을 헤ㅡ 벌리고 있는 모습이 어중개비다. 부산 수영사적공원의 장승-송씨사당 옆
헛발질을 하다 넘어진 어중개비 장승-하동 지리산 중턱
지리산 벽송사의 목장승 호법대신(경남 민속자료 2호)-길목 우편
지리산 벽송사의 목장승 금호장군(경남 민속자료 2호)-길 좌편
경남 함양군 마천면 벽송사 장승각에 보관중인 목장승(경남 문화재) 금호장군과 호법대신